“틀린건 내가 아니라 너겠지.”
잭 파블로
J.Pablo
초고교급
평론가
FROM
GENDER
18세
BIRTH
HEIGHT
WEIGHT
BELONGINGS
프랑스
여
4월 14일
175cm
60kg
만년필, 수첩
: 검은색 잉크를 사용하는 만년필입니다. 수첩은 6년 전 탄과 함께 샀던 것으로, 이제야 거의 다 써가는 듯 빈 여백이 몇 장 남지 않은듯 보입니다.
전용 단말기
: 입학 전 IHC로부터 받은 전용 단말기입니다. 단말기 내에는 개명된 이름인 잭 파블로(J.Pablo)가 적혀있습니다.
머리핀
: 에이쥰이 주었던 토끼 머리핀과 로베나가 준 별 머리핀을 외투 안쪽 주머니에 항상 넣어 가지고 다닙니다.
#흑발적안 #숏컷반깐 #입가의 흉터 #검은색 롱코트 #흰색 목폴라
지난 방학을 기점으로, 그는 자신의 외관을 완전히 뒤바꾸고 나타났습니다. 어깨를 웃돌던 길이의 새하얀 머리카락은 시원하게 잘라내어 손톱과 함께 까맣게 물들였고, 동시에 여태껏 애매하게 까져있던 앞머리를 옆으로 완전히 드러냈습니다. 머리칼은 기본적으로 흑빛을 띄나, 가끔 끝부분이 예전의 백색을 비춰내기도 합니다. 또한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를 흉터가 그의 입가에 자리해있습니다. 이에 대해 묻는다면 그는 ‘지나가던 개가 할퀴었다.’ 같은 이상한 말을 내뱉으며 웃음을 자아내기만 할 뿐입니다. 착장은 기본적으로 흰 목폴라에 검은색 롱코트, 검은색 면바지, 운동화 등… 무채색으로 이루어진 옷을 주로 입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것이 변했음에도 단 두가지, 그가 가진 기분 나쁠 정도의 붉은 눈동자와, 한결같은 미소는 여전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성격
1. 흑백논리 : 이분법적 사고, 자기중심적인, 영악한
“ 내가 왜 틀렸다고 생각하는거지? 언제나 틀린 건 너인데. ”
세 살 버릇 여든 가듯, 어릴 적부터 쭉 고수해온 단순하고도 가벼운 생각들이 몇 년을 지나도 그의 의식속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다만 성장하며 한가지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것은 두 가지의 기준이 자신, 그리고 타인으로 바뀌었다는 점 입니다. 그가 살아가는 세상의 중심은 바로 본인입니다. 때문에 그는 어떤 것을 판단하고자 할 때 ‘자신’을 기준으로 구분합니다. 쉽게 말해,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것은 ‘틀린’ 것이 되고, 자신의 마음에 들어야 비로소 ‘맞는’ 것이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고방식은 언제까지나 그의 방식일 뿐, 그것이 세상이 받아들이는 것은 별개의 문제겠죠.
하지만 여기서 한가지 알아둬야 할 것은 그는 단순히 악하기만 한 것이 아닌, 그에 걸맞는 이성적인 지능을 지닌 사람이라는 점 입니다. 결과가 반박당한다면, 그가 맞을 수 밖에 없는 과정을 논리적으로 만들어내면 될 뿐이라고 그는 말합니다. 그는 그렇게 자신의 의견에 맞는 ‘이유’를 만들어 냅니다. 결과가 우선이고 과정이 뒤따라오는 그의 기이한 사고방식은 의외로 잘 먹혀들어가서, 이후 순순히 물러나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끝까지 그게 무슨 헛소리냐며 박박 우기는 사람 또한 존재합니다. 뭐,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일까요. 논리의 뼈대만 갖췄을 뿐 알고 보면 속은 완전히 빈 깡통이니까요.
2. 성악설 : 악의적인, 직설적인, 비틀린 애정
“ 네 불행은 곧 나의 행복이야. ”
날 때부터 악한 것에 이유가 있을까요, 3년 전부터 어렴풋이 드러내던 그의 악의적인 면모는 줄어들긴 커녕 날이 갈 수록 늘어나 이제는 생각으로 그치던 말들 조차 입밖으로 내뱉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에 대한 죄의식 따위는 단 한톨도 가지고 있지 않는 듯, 오히려 무엇이 잘못되었냐며 천연덕스럽게 반문할 뿐입니다. 그런 그에게 예의니 교양이니 그게 다 무슨 소용일까요? 그는 그동안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꼬박꼬박 다 해오며 상대방의 기분을 나락 끝까지 떨어뜨리는 데 도가 텄습니다. 끝내 자신이 잘못한 것이 분명한 상황을 인지하더라도, 그는 결코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입밖으로 내뱉지 않습니다.
그는 알고있습니다. 사람이 악하게 살아가는 것보다 선하게 살아가는 것이 더욱 어렵다는 사실을요. 어쩌면 이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행동하는 건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야, 그는 자신만이 편하고 즐거운 삶이면 충분하다 생각하는, 그 누구보다 이기적인 사람인걸요. 하지만 싫다는 감정 또한 달리보면 타인에 대한 관심이듯, 어쩌면 못되게 구는 것 또한 그에게는 나름의 애정표현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결국 그게 다 무슨 소용일까요? 그것을 애정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결코 존재하지 않을텐데. (애초에 애정이 맞을까요?)
3. 하루살이 : 의지박약, 흥미주의, 단순한
“ 재미없어. 어디 싸움 안나나? ”
그는 근 3년동안 하고싶은 걸 모두 이뤄냈습니다. … …그럼 그 다음은? 이제부터는 무얼 해야 하죠? 그는 현재 목적지 없는 길목에 멈춰 서 있습니다. 세상이 제 뜻대로 흘러가고,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룰 수 있는 삶이란 겉보기엔 즐거운 삶처럼 비춰지지만 알고보면 정작 본인에게는 소실의 연속일 뿐입니다. 목표를 세우고 나아가고 도달하고, 그렇게 그가 세웠던 수 많은 목표를 이뤄내고, 끝내 자신이 간절히 바라던 계획까지 모두 완벽하게 끝마친 그는 문득 마음 속 깊이 들어찬 허무를 마주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그의 삶과 의지는 속절없이 무너져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지루하고, 따분하고, 무료합니다.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는 부질없는 삶이 바로 이런 걸까요. 죽음을 바라는 것은 아니었지만, 죽음만큼 특별한 무언가가 눈앞에 펼쳐지길 고대합니다. 작은 목표하나 존재하지 않는 삶이기에 작고 사소한 일에도 쉽게 흥미를 갖지만, 그만큼 관심도 빠르게 사그라듭니다. 무언갈 해야된다는 의지조차 제대로 갖지 못하는 삶. 그런 그의 삶을 유일하게 지탱해 주는 것은 (정말 터무니없게도) ‘내일의 무화과 타르트 한 조각’, 그 뿐입니다.
기타사항
가출
15살의 끝 무렵, 그는 지긋지긋한 데카포 가문을 마침내! 나왔습니다. 물론, 일방적인 통보를 통한 가출에 속했지만요. 하지만 잊혀진 천재를 과연 누가 찾아올까요? 오히려 제발로 나가 좋아할지도 모른다며 그는 말했습니다. 세간의 명성을 중시하는 명문가인 만큼 그가 가출했다 한들 여전히 뉴스 한 줄 실리지 않았지만, 그는 더이상 꺼릴게 없다는 듯 99기생 친구들에게 종종 가출에 대한 소식을 전했기 때문에 위그드라실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어렵지 않게 이에 대한 소식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방학동안에는,
가문을 나온 이후 방학엔 주로 친구들 집을 빌려 지냈습니다. 각각 나온 직후의 방학부터 16세 끝무렵까진 에이쥰네 집에서, 그 이후 17세의 끝무렵까진 루이르네 저택에서 지냈습니다. 다만 루이르네 저택에서 나온 이후 본 학기가 시작되기 전까지의 행적은 묘연합니다. 또한 그의 외관이 지금처럼 완전히 바뀌게 된 것도 그 무렵 쯤입니다.
그리고 지난 방학동안, 그는 친구들과 하나씩 쌓아왔던 약속을 모두 지켜냈습니다. 여행을 가자거나, 편지를 주고받자거나 하는 사소하고도 다양한 약속들을 말이에요. 덕분에 수 많은 나라를 여행했고, 그 과정 속에서 지난 3년간 다 쓰지 못했던 수첩을 빼곡히 채워왔습니다.
끝나지 않은 데카포가 이야기
가문의 누군가가 사라지든 말든 데카포가의 역사는 계속해서 이어져 갑니다. 그리고 그 가문의 가장 최근 소식으로는 올해 초, 겨울인데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비가 무참하게 쏟아내리던 그 날, 다시금 열린 음악회에서 막내인 베르(B)가 피아니스트로서 무대에 올라 데뷔를 했다는 뉴스가 널리 퍼졌습니다. 또한 드문드문 들려오는 소문에 의하면, 그 연주회장에 제이도 왔다 갔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어디까지나 소문일 뿐, 진실을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공연장 출몰?
사실 데카포가의 공연장 뿐만 아니라 잭이 각종 음악회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이야기를 드물지 않게 접할 수 있습니다. 이쯤 되면 반쯤 기정사실화 된 것 같은데, 정작 본인은 남의 일에 뭐 그리 신경을 많이 쓰냐며 웃어 넘길 뿐입니다. 귀찮게 캐묻는 사람들을 위해 굳~이 덧붙여 말하자면, 그는 그저 공연을 구경하는 취미가 생겼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새로운 이름, 잭 파블로!
가문을 나오며 그는 이를 기념해 자신의 성을 직접 골랐습니다. 18년 인생에 처음 갖게된 성 ‘파블로’, 이는 자신이 이 길을 걸어오는 데 가장 영향을 많이 주며 동시에 끝까지 자신을 지지해주었던 어른의 이름을 빌려왔다고 합니다. 물론 개명을 한 데에는 그 외에도 다양한 이유가 존재하겠죠. 그리고 그 중 하나는 제이라는 이름이 가문에서 지낼 때 불렸던 이름이기 때문에 이참에 버리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결국 본질은 당신들이 잘 아는 J인걸요. 게다가 다른 누구도 아닌 99기생 친구들이라면, 여전히 자신을 제이라고 부른대도 똑같은 웃음으로 반겨줄것입니다.
좋아하는 것
의지가 추락함에 있어 자신이 좋아하던 것들에 대한 감정도 함께 사라져가기 시작했습니다. 틈만나면 보러갔던 학교의 들꽃도, 매일같이 차고다니던 머리핀도, … 어쩌면 99기생 친구들 마저도 질렸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가 모든 것을 싫어하게 된대도, 그는 무화과 타르트만큼은 꾸준히 좋아할 것입니다. 이러한 그의 무화과 타르트 사랑은, 종종 집착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만… 뭐, 그래봤자 단순 음식에 불과하니까요.
잃어버린 오른손
그 때 그 일로 오른손은 완전히 사용이 불가능해졌습니다. 끽해봐야 간단한 제스쳐 정도만 가능하고, 가벼운 물건을 쥐는 것 조차 꽤 버거운듯 보입니다. 다만 본래 오른손잡이였던 그는 사건 이후로 곧장 왼손을 사용하며 적응하고자 노력했고, 그 결실로 이제는 한 손으로 익숙해져 생활하는 데는 큰 불편을 느끼지 않습니다. 유감스럽게도 바이올린 만큼은 더 이상 연주를 못하게 되어버렸지만요. 그 외에도 왼손을 사용한 한 손 생활이 익숙해졌다고는 하지만, 수년간 들여둔 습관 때문인지 종종 오른손으로 물건을 들어올렸다가 그대로 힘없이 툭 떨궈버리는 상황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왼손 바이올리니스트
그때 그 일로 오른손을 다쳐 더이상 바이올린 연주는 불가능. … 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사실은 연주가 가능합니다. 예전과 같은 실력까지는 복구가 불가능 했지만, 왼손을 사용해 어느정도의 실력은 회복했기 때문이죠. 루이르네 저택에서 지낼 때 종종 연습한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다만 이를 무리해서 연습하는 바람에 사고난 직후보다 더욱 일상시에 오른손을 사용하는 것이 버거워졌습니다. 평소에 웬만해서는 오른손을 꺼내지 조차 않는 것이 바로 이 때문입니다.
비오는 날의 기억, 진흙같은 악몽
14세, 가문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바이올린을 들어야 했던 그 날의 기억,
15세, 그 날의 사고, 그리고 오랜 계획을 실현시키며 긴 논쟁 끝에 가문을 벅차고 나올 때의 기억,
그리고 18세, 다시금 그들을 찾아간 데카포가 연주회의 기억.
이 기억들의 공통점은 모두 ‘비가 오는 날’이었다는 것. 자신이 제 인생을 딛어 한 발자국 나아갈 때마다 그는 제 신발에 달라붙는 끈적한 진흙을 모른체 할 수 없었습니다. 겉으로는 아무리 태연한 척 한다 한들 뇌리속 깊게 자리잡은 상처란 오른손의 골절보다도 더디게 아물어 가기에, 비가 오는 날이면 미처 채 아물지 못한 상처들이 터져나오곤 했습니다. 기억을 잊고 지낼만 하면 비가 오고, 그날의 꿈에는 항상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또다시 마주합니다.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난다 한들 그 때 그들의 시선, 말투, 대화, 자신을 매도하던 그 모든 것이 잊혀질 날이 오긴 할까요. 그날의 기억은 오히려 더 선명해져만 갑니다.. 비오는 날의 데카포가, 그는 자신의 악몽을 그렇게 불렀습니다.
18세, 행적이 묘연한 시기
루이르네 저택에서 나온 이후 그는 삼촌과 연주회를 다니며 평론일을 배웠습니다. 약속도 다 지켰겠다, 예전에 잠시 관심이 갔던 일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거든요. 다만 과거 나름 천재 피아니스트라 불렸던 그이기에, 알아보는 사람이 있으면 곤란해질 것 같아 외관부터 싹 갈아엎었습니다. (카야가 종종 머리를 염색해오는 것을 봤던 그는 언젠가 자신도 머리색을 바꿔보겠다 생각했고, 그리고 그 바꿀 타이밍이 바로 지금이란 것을 곧장 깨달았다고 합니다.) 뭐, 구절구절 다 빼고 단순하게 생각하면 나름 새로 태어난 기분을 내고 싶었는지도 모르죠.
그가 평론가로서 첫 스타트를 끊은 것은 당연하지만 막내 동생 데뷔 공연인 데카포가 연주회였습니다. 그리고 그 연주회에서 그가 내린 평론은 참으로 입으로 담기도 힘든 만큼 가관이었습니다. 삼촌조차 내가 이렇게 가르쳤다고? 하는 반응을 보일 정도였으니까요. 그의 협박은 예상대로 잘 먹혀들어갔고, 그는 또 다시 큰 돈을 손에 넣었습니다. 어찌보면 천직이라 생각될만큼, 평론일은 빠르게 그의 흥미를 끌어당겼습니다.
그러나 일방적 통보로 가출을 한 누군가가 끝내 돌아와서 하는 일이라곤 평론으로 가문을 협박하고 있다는데, 이를 가문 사람들이 곱게 볼리가 없었습니다. 개중엔 화를 억누르지 못하는 사람 또한 존재했던가요. 어느새 자신만큼 커져버린 가문의 수치를 향해 욕지거릴 내뱉던 가문의 한 일원이 잭이 입을 여는 그 순간 잭이 들고있던 만년필을 뺏어 그를 향해 휘둘렀습니다. 끝이 뾰족한 만년필은 강한 흉기가 되어 작용했고, 덕분에 지금의 입술에 흉이 지게 되었습니다. 잭이 이 흉터를 자꾸만 ‘개가 할퀴었다’ 고 표현하는 것은 사람만도 못한 작자가 낸 흉터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1. 무기력, 단순한 의지에 기댄 삶의 연속, 죽는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나 죽어도 상관없는 삶.
" 스스로 죽길 바라는 사람이 어딨어? 단지 세상이 그렇게 만들 뿐이지. "
: 집을 나올 때 그는 부모님과 크게 다퉜고, 그 과정에서 언뜻 차라리 자신이 죽기를 바라는 가문사람들의 언행에 영향을 받아 더욱 무기력한 삶을 살아갑니다. 다만, 그의 의지는 정말 가볍고도 단순해서 “다음주쯤 최고로 맛있는 무화과 타르트를 먹을 수 있게 해줄게.” 라는 말을 듣는다면 “그래? 그럼 다음주까지 살아보지 뭐,” 라며 죽지않고 살아가게 됩니다. 아마 그는 죽기 직전까지도 유일한 아쉬움을 말해보라 한다면 “무화과 타르트를 한조각 더 먹지 못한 것.” 이라고 말할테죠. 그런 그에게 생명과 직결된 협박은 통할리 만무합니다. 그가 살인게임을 처음 마주했을 때 유난히 동요하지 않았던 이유 또한 이에 속합니다.
2. 그가 평론가가 된 이유중 하나는 ‘돈’이었습니다. 그는 데카포가의 평론을 마치고, 비평을 입밖으로 내뱉지 않는 조건으로 자신의 가문에게서 계속하여 돈을 받아왔습니다. 이것이 그가 고등학생 무렵부터 줄곧 평론가로 활동해왔음에도 아무런 소식하나 들리지 않았던 이유입니다. 고작 해야, 오늘 데카포가의 연주회장에 제이가 왔었더라 하는 정도의 기사가 실릴 뿐이었겠죠.
텍스트 관계
로베나 비티
위그드라실에 와서 가장 처음 만난 예쁜 친구. 때로는 동생, 때로는 친구 같은 모습으로 초반에 이곳에서 적응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2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연습을 위해 외출하는 족족 마주쳐 그새 익숙해져버린 사람으로 기억에 남았다. 알아 가면 알아 갈수록 다재다능한 친구. 한 가지, 조금은 이상한 취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만... 결코 나쁜 친구는 아닌 것 같다!
사카가미 쇼지
입학식 전날, 베르단디 기숙사에서 마주친 친구. 2주 동안 전혀 보지 못했던 얼굴이라 의아해하며 빤히 보고 있던 시간도 잠시, 이내 반갑게 아는 체해오는 쇼지의 모습에 얼떨결에 통성명까지 나누게 되었다. 아직은 어떤 친구인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부터 알아가면 되겠지!
에이쥰 스미노스케
가문에서 막 가출한 직후, 그가 가장 먼저 찾아간 사람은 바로 에이쥰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농담삼아 해왔던 네 집좀 빌려달라!는 말이 동기가 되어, 그렇게 16세의 방학 대부분을 함께 보내게 되었습니다. 함께 지내는 동안에는 가볍게 동네를 돌아다니기도 하고, 타르트를 찾아 떠나 일본 곳곳을 구경하기도 하고, 가고싶었던 축제도 가는 등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친가족처럼 자신을 받아준 그의 가족에게 지금까지는 한번도 못 받아본 따스한 애정을 받기도 했던가요, 덕분에 자신이 직전에 저질러둔 일들도 까맣게 잊은 채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행복을 느끼듯 매일매일을 즐겁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떠나는 것이 아쉽다는 감정을 느꼈을 정도로 그와 함께 보낸 1년은 무척이나 따뜻하고 재미있었다고 해요. 이전에 그의 머리를 묶어주던 일은 오른손의 부상으로 더 이상 하지 못하게 되었고, 머리핀도 받지 않게 되었지만 이제는 그가 만든 작은 장식품들을 선물받게 되었어요. 기숙사 방 한구석에 차곡차곡 쌓여가는 그의 선물을 보며, 언젠가 에이쥰과 그의 가족들을 다시금 찾아가 보답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합니다.
루이르 디트리히 판페이
과거, 그는 자신이 가출을 선언했을 때 제 집에서 지내도 된다는 허락을 내어주었던 루이르를 잊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16세의 끝무렵쯤 그를 다시 찾아가게 되었고, 17세의 방학 대부분을 루이르와 함께 보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상대가 상대인 만큼 저택에서 지내는 동안 루이르에게 툭하면 사사건건 시비를 건 것은 기본으로, (어떻게 안쫓겨난걸까요?) 바깥 구경을 시켜준다는 루이르를 따라 독일 여행을 가서는 쓸데없는 기념품을 사주며 골려먹기도 했습니다. (진짜 왜 안쫓겨난걸까요?) 그래도 그와 함께 보낸 1년이 나름 즐거웠던 모양인지, 나오기 직전엔 제대로 된 보답을 하고 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또 놀러갈 의향이 있냐고 묻는다면... 글쎄요, 싫어하는 사람과의 여행은 한 번이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아야노코지 후미
중등부 시절, 함께 했던 큰 소란 이후 찾아온 방학에 그는 익명으로 아야노에게 편지를 한 통 보냈습니다. 익명이라 한들 편지지와 필체, 무엇보다 그 안에 적혀있는 내용 때문에 누가 보낸 편지인지는 쉽게 알아챌 수 있었습니다. 그가 보낸 편지는 그리 길지 않았고, 그 안에 사과나 괜찮냐는 식의 문장은 단 한줄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그 일 때문에 내가 너를 보는 시선이 달라질 일은 없을거야.' 라는 식의 짧고 굵은 내용이 적혀 있을 뿐이었죠. 대신 이와 함께 아야노가 좋아할만한 보석이 박힌 팔찌를 함께 동봉했던가요, 답장은 기대도 안했던 그는 예상치 못한 답장을 받게 됩니다. 글 한 줄 적혀있지 않은, 그저 사진이 담긴 편지를 말이죠. 그에 대한 답장으로 제이도 자신이 지내고 있는 장소의 사진을 찍어 보냈고, 이후 자연스레 사진만이 담긴 편지를 주고받으며 안부를 전하게 되었습니다. 한 번은 그가 일본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는지 추천하는 장소를 표시해둔 지도를 받기도 하고, 방학이 끝나기 직전에는 붉은 큐빅이 박힌 머리핀도 하나 선물 받게 되었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사진을 주고받은 것이 결코 헛된 일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탄 이타
중등부 시절, 오른손을 골절당했던 사건 당시 재빠른 응급처치를 해주었던 탄 덕분에 제이는 오른손을 약간이나마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자신이 한 응급처치가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 알고싶다는 탄의 말을 계기로 학기 중에 종종 만나 자신의 오른손 상태를 확인시켜주는 등 협조적으로 굴며 이에 대한 보고를 꾸준히 해왔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재활이나 보조기구에 관한 조언도 들을 수 있었고, 덕분에 1년 동안은 상태가 꽤 좋아지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상태가 나아졌다 해서 안일하게 굴었던 걸까요, 슬슬 귀찮다며 보조기구도 제대로 사용하지 않던 그는 지난 방학이 지날 무렵엔 상태가 다시금 급격하게 나빠져 결국 사건 직후보다 더욱 좋지 않은 상황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재활에 임하지 않아서, 라기엔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만... 그는 쉽게 입을 열 생각이 없어보입니다. 오른손을 거의 쓰지 못하게 된 지금도 그는 여전히 태평하게만 굴 뿐입니다.
란 이비
줄곧 돈을 모으기 위해 이곳 저곳에 투자를 해오던 그는 위그드라실에서 뜻밖의 인재를 마주했습니다. 당당히 본인에게 투자하라 말하던 이비의 말에 당황했던 것도 잠시, 이미 몇 번이고 이비의 재능을 제 눈으로 확인해왔던 그로서는 굳이 거절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찾아온 방학에 그는 곧장 이비를 찾아갔고, 그 때부터 줄곧 연구에 대한 지원을 해주며 자연스레 연락을 주고받게 되었습니다. 이후 종종 테스트를 맡거나, 의도치 않게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식으로 연구를 돕기도 했고, 그 과정 속에서 흥미를 갖게 되어 책을 추천받아 읽는 등 점차 공학에 대한 지식을 넓혀갔습니다. 덕분에 이제는 전문용어나 원리도 어느정도는 아는 모양이에요. 주고받는 연락의 주 목적은 보고지만, 항상 몇 문장 정도는 안부를 전하는 등 서로의 소식을 알려왔습니다. 이에 더불어 종종 선물을 주고받기도 했다던가요, 지금까지는 자신이 좋아하는 디저트를 위주로 보내왔지만... 언젠가는 이비가 깜짝 놀랄만한 선물을 주고싶다는 생각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습니다.